입동 전 보리 씨에 흙먼지만 날려주소라는 속담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이 속담은 보리 파종의 한계 시기를 강조한 속담으로, 늦어도 입동(立冬) 전까지는 보리 심기를 끝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옛 선조가 남긴 지혜로운 뜻에 따라 상하농원의 젊은 농부들 역시 입동이 오기 전인 지난 주 목요일 보리 파종을 마무리 했습니다.
그런데 왜 추운 겨울에 보리를 파종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텐데요.
보리나 밀, 호밀, 귀리와 같은 맥류 식물은 춘파성(春播性)이 높은 식물과 추파성(秋播性)이 높은 식물로 나뉩니다.
춘파성이 높은 봄보리나 봄밀은 봄에 파종해도 정상적으로 자라며 수확성도 높은 반면, 추파성이 높은 보리, 밀, 귀리처럼 씨앗을 가을에 뿌려 추운 겨울을 견뎌야만 더 건강하게 자란답니다.
추파성이 높은 보리의 경우 추위를 잘 견디는 내한성을 가지고 있고, 겨우내 땅속에서 충분한 성숙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입동은 양력으로 11월 상순 무렵이며 이때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니, 보리가 충분한 성숙기를 가지기 위해서라도 입동 전에는 파종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각종 월동 준비로 바쁜 11월에도 상하농원의 농부들도 두 팔 걷고 보리 파종을 나선 것이죠. 겨울이 농부에게 새로운 시작인 이유, 이제 아시겠나요?
그런데 보리 파종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경운 및 정지 작업인데요.
이전 작물 재배 시 지나치게 굳었던 토양을 부드럽게 만드는 작업으로, 보리의 생육에 알맞도록 토양에 산소를 불어넣는 과정입니다.
보리가 길고 긴 겨울의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집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토양 위에 흙 뿌림을 통해 보리 씨앗을 잘 뿌려주고,
정성스럽게 덮어주면 보리 파종이 마무리됩니다. 정성껏 심은 씨앗이 언제 새싹을 튀울지, 우리 모두 다같이 기다려보아요!